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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수천 명 죽었는데”…기념관엔 ‘단 한 줄’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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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6-07-26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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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토부 마이즈루에는 전쟁이 끝난 뒤 해외 각지에서 일본으로 돌아온 귀환자들의 역사를 소개하는 ‘마이즈루 인양(귀환)기념관’이 있다. 전후 귀환 과정과 당시의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보존해 일부 자료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됐다. 관광버스가 줄지어 들어오고 학생들의 역사 교육 현장으로도 활용되는 대표적인 평화 교육 공간이다.
그런데 이 기념관에는 같은 바다에서 벌어진 또 하나의 비극은 찾아볼 수 없다. 1945년 8월 24일,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태운 일본 해군 수송선 우키시마호가 마이즈루 앞바다에서 침몰한 사건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최근 기념관을 방문한 뒤 “일본인들의 귀환 기록은 상세히 전시하면서도 우키시마호 사건은 단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역사를 바라보는 일본의 이중적인 태도를 다시 확인했다”고 24일 비판했다.
우키시마호 사건은 광복 직후 벌어진 대표적인 강제동원 피해 사건 가운데 하나다. 일본이 패전을 선언한 뒤인 1945년 8월 22일 밤, 일본 해군 수송선 우키시마호는 아오모리현 오미나토항을 출발했다. 배에는 일본 각지에서 강제노역을 하던 조선인들이 부산으로 귀환하기 위해 승선해 있었다.
하지만 배는 부산으로 향하던 도중 갑자기 항로를 바꿔 교토부 마이즈루항으로 향했고, 이틀 뒤인 8월 24일 저녁 마이즈루만에서 폭발과 함께 침몰했다.
희생 규모를 둘러싼 논란은 지금도 계속된다. 일본 정부는 당시 조선인 승선자 3725명 가운데 524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해 왔다. 반면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 일부 연구자들은 실제 승선자는 7000~8000명 이상이었고 희생자도 공식 발표보다 훨씬 많았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2014년 일본 외무성이 공개한 자료에는 우키시마호 승선자가 8000명이 넘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다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침몰 원인 역시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연합군이 설치한 기뢰에 의한 사고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강제동원의 증거를 없애기 위한 고의 폭침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일본 정부는 현재까지 공식 사과나 사건의 전면적인 진상조사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마이즈루 인양기념관의 전시는 더욱 논란을 낳는다. 기념관은 해외에서 귀환한 일본인들의 고통과 귀향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면서도, 같은 항구에서 발생한 우키시마호 사건은 전혀 다루지 않고 있다. 전쟁의 피해를 기억하는 방식에서 일본인의 경험은 남고 식민지 피해자들의 희생은 사라진 셈이다.
역사학에서는 이를 ‘선택적 기억(selective memory)’ 또는 ‘기억의 정치(memory politics)’라고 부른다. 국가와 사회는 모든 과거를 똑같이 기억하지 않는다. 어떤 사건은 기념관을 세워 기억하고, 어떤 사건은 기록에서조차 배제한다. 무엇을 기억하는지만큼 무엇을 기억하지 않는지도 역사 인식의 일부가 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우키시마호 사건은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생존자와 유족들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2001년 교토지방법원은 일본 정부의 안전배려 의무 위반을 인정해 일부 원고에게 위자료 지급을 판결했다. 그러나 2003년 오사카고등재판소는 이를 뒤집었고, 일본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는 최종 판결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일본 후생노동성이 관련 문서 일부를 한국 정부에 제공했지만, 사건의 전모를 확인할 핵심 자료는 여전히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 서 교수는 “우키시마호는 단순한 과거사가 아니라 아직 끝나지 않은 역사”라며 “희생자들의 진상 규명과 유해 송환 문제를 국제사회에 계속 알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산돼 나온다는 얘기 들은 산모출산 후 살해 의도 없었다” 판단항소심, 1심 살인죄 판결 뒤집어병원장·수술집도 의사도 ‘감형’
‘36주 임신중지’ 경험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산모 권모씨에게 2심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수술 당시 권씨는 태아가 사산된 채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김용석)는 23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권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1심에서 권씨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살인 혐의로 함께 기소된 병원장 윤모씨에겐 징역 4년과 벌금 150만원에 추징 900만원을, 수술을 집도한 의사 심모씨에게는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들 역시 1심보다 감형됐다. 윤씨에게 환자들을 소개하고 알선비를 챙긴 한모씨 등 브로커 2명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가장 큰 쟁점은 산모 권씨에게 태아를 살인할 고의가 있었는지였다. 1심은 권씨가 수술 전 태아 심박수가 정상인 것을 알고 있었던 점, 사체 처리에 동의한다는 서류에 서명한 점, 어떤 과정을 거쳐 사산했는지 관심을 두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미필적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해 유죄를 선고했다. 1심에서 윤씨는 징역 6년, 심씨는 징역 4년을 받았다.
2심 재판부는 권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수술할 때 태아가 뱃속에서 사산된 상태로 배출된다고 알았을 뿐이고, 산 채로 모체 밖으로 나온 태아를 의사가 살해할 줄은 몰랐다는 권씨 주장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권씨가 지인을 통해 브로커들에게 ‘아이가 사산되어 나오는지 물어봐달라’고 했고, 브로커가 ‘그렇다’고 답한 점을 들어 권씨가 정확히 수술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몰랐다고 판단했다. 의학적 지식이 없는 브로커가 의료진에게 문의하지도 않고 답했다는 것을 권씨가 알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수술 당시 태아가 살아 있는 채로 나왔는지를 적극적으로 의료진에게 확인하지 않은 점은 있지만, 이는 브로커를 통해 이미 사산돼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권씨가 수술 전 태아 처리 절차를 병원에 위임한다는 동의서를 쓰긴 했지만, 이 역시 살아서 나온 태아를 의료진이 살해한다는 것을 용인한 정황으로 보긴 어렵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날부터 수술까지 짧은 시간 동안 고주차 산모의 임신중절에 대한 구체적 방법과 의학적 지식을 알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피고인은 수술 이후 자신의 모습과 수술 과정이 담긴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렸는데, 만약 태아가 모체 밖으로 나와 살해될 거라는 점을 알았다면 누구나 시청할 수 있는 온라인에 영상을 게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병원장 윤씨와 집도의 심씨에 대해서도 “살인은 절대적 가치인 사람의 생명을 해하는 것으로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임신한 여성이 임신을 유지할지 결정할 권리는 헌법상 자기결정권에 해당하고, 해당 수술은 산모의 의사에서 비롯한 범행인 점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했다.
권씨의 변호인 김명선 변호사는 선고 이후 기자회견에서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이후 계속되는 입법 공백 속에서 의료계와 산모, 일반 시민이 얼마나 큰 혼란에 빠지고 있는지를 잘 짚어준 판결”이라며 “이 판결을 통해 임신중지 제도화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더 많이 이뤄지면 좋겠다. 정부와 입법부에서도 조속히 입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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